살다보면 타인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을 쉽게 접한다. 지하철에서 미처 내리기도 전에 밀고 타려는 사람, 충분히 들리는 거리임에도 소리를 지르는 사람, 급히 움직이며 어깨로 밀치는 사람 등 바쁘단 핑계로 존중을 저버린다. 이런 환경에 있으면 어느새 자신을 함부로 대하는 데에 익숙해진다. 잔에 따르지 않고 물을 벌컥벌컥 마신다거나, 냄비째 음식을 먹는다거나. ...
역시, 사치다. 사치라고 생각했다. 내 삶에 나 이외 생물을 들이는 것은. 한 번의 실패로 족했다. 나는 지레 겁먹고 식물조차 바라만 볼 뿐 내 공간에 두리란 발상은 하지 못했다. 그날은 유달리 지쳤다. 오전 근무를 끝내고 식사를 마치자 허무함이 몰려왔다. 늘상 있는 일이다. 달리다 보면 지치고, 지치면 쉬었다가 다시 달린다. 그래도 공허함에 덤덤하지 못해...
참 유치하다. 제목보고 떠올렸을 말은 유치하다는 것. 이 유치함에 주목하자. 나이값 해야한다며 점잖 떨고, 전문가적 면모를 뽐내기 위해 복잡한 도구를 가까이 하는 순간, 정갈한 일상이 흐트러지기 시작한다. 누구나 자주 만지는 도구가 있다. 대개 컴퓨터나 스마트폰과 같은 전자기기를 꼽을 것이고, 이와 더불어 노트, 펜, 수첩, 주방도구 등을 떠올릴 수도 있다...
문득 속상할 때가 있다. 지난 시간을 더듬거리며 떠올리다가 내가 놓친 과거의 나를 현재의 나와 겹쳐둘 때면 매번 그랬다. 대학을 다니던 나를 서른이 넘은 지금의 내가 본다면 무슨 생각을 할까. 아마도 나는 단순한 그의 생활과 복잡한 그의 열정을 보면서 심란할 것이다. 난이를 따지지 않는 무지가 만든 기회를 두려워할 지도 모른다. 너는 아는 게 없어 과감하게...
열 셋의 수자는 익숙하게 빈 방을 맞는다. 신안을 떠나 목포에 터를 잡은 지 어느 덧 삼 개월. 홀로 집안의 모든 허드렛일을 참아내던 때를 생각하니 차라리 홀가분하다. 여러 사람의 식사와 빨래와 청소는 이제 제 몫이 아니다. 정말 제 몫만의 일만이 남았다,고 생각했다. 열 셋의 나이는 누구나 어려서 수자도 어린 생각을 했다. 그 순간순간이 이미 수자를 자유...
상이 있다면 그것은 반쪽짜리다. 비치는 상은 닿을 수 없는 우물이면서 언제 깨질지 모를 살얼음. 내 눈으로 볼 수 없는 나를 찾으면서 작은 공간에 시선을 우겨넣다가 적어도 반 쯤은 담겼을 타인의 욕망만 넘쳐흐르는 우물 탓에 살얼음도 버티지를 못한다. 그렇게 거울 속 나는 한 없이 가엽다. 제 눈으로 볼 수 없다면 보지 말라는 조물주의 뜻은 아닐까. 내 눈이...
한참을 고민한다. 알려고 애쓸수록 너는 속내를 감춘다. 네게 일상의 시작을 맞추려는 나의 노력은 다섯 번 중 세 번은 의미가 있고 두 번은 소용이 없었다. 나쁘지 않은 확률이라며 자신을 위로했지만 두 번의 아픔이 커서 다시는겪고 싶지 않다. 살갗이 벗겨져 여전히 쓰라리고, 오그라든 어깨는 좀처럼 펴기 어렵다. 차라리 네게서 사라지고 싶다. 너는 내게 너무 ...
흔히 모든 일은 마음 먹기에 달렸다고들 한다. 많은 사람들이 마음을 챙길 수 있는 장소를 찾고 소품을 찾으며 그조차 여의치 않다면 “힐링”할 수 있는 영상물로 대체한다. 또는 플래너를 구매하거나 모범이 되는 연사의 강연을 들으며 마음을 가다듬는다. 그런데 당신의 환경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고, 당신에게 의지란 애초에 없었다. 의지 없는 인간이 있는가? 인간의...
심호흡 크게 한 번 하시고 글을 읽어주시길 바란다. 지금부터 머릿 속에 귀빈이 당신을 찾은 상황을 그려보자. 당신에게 그만큼 귀한 사람이 없으나 매일 오는 손님이라 귀찮을 때가 있다. 그럼에도 당신은 그를 귀빈으로 맞이하기에 번거로운 과정을 기꺼이 감수할 것이다. 밝은 표정으로 그를 안내하고, 앉을 자리에 방석을 깔고, 그의 취향을 파악하여 차 또는 커피를...
“둥글게 살아라.” 숱하게 들어온 말이다. 대개 어른들이 어린 내게 말하곤 했다. 그들의 ‘둥글게 살라’는 말은 무슨 뜻인가? 내가 못난 인간이라 고쳐야 한다는 뜻인가? 의문이 앞선 탓에 선뜻 답하지 못할 때면 다음의 말이 뒤따랐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 이 말의 뜻을 정확히 알지 못한 상태로 나는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행이 아니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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